"규정이 아니라 비전으로 경영하라."
 
황우진 푸르덴셜생명 사장은 자신의 멘토에게서 들은 이야기 중 이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합니다. 비전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면 관료적인 규정에 얽매이기 쉽습니다. 그러다 보면 왜소한 경영, 축소 경영을 하기 십상이죠. 여성 CEO인 유순신 유앤파트너즈 사장은 "슈퍼우먼 증후군을 경계하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일과 가정이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다가는 몸만 축날 수 있는데, 자녀에게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줘 자연스레 일하는 엄마를 받아들이고 존경할 수 있게 하라"고 멘토가 충고했다고 합니다. 착한 커리어 우먼들이 귀담아 들을 만한 조언이죠.
 
최근 포브스 5월호에 쓴 'CEO로 산다는 건...' 기사의 한 대목입니다. 패널 CEO 100명에 대한 서베이를 토대로 한 기획입니다. 멘토링이 이 달 서베이의 주제였죠. 본래 서베이에 대한 개인적인 응답 내용은 공개할 수 없게 되어 있지만 양해를 구하고 실명으로 인용했습니다.
 
기사에 인용하지 않았지만 눈길을 끈 멘토의 충고 몇 가지를 인용해 보겠습니다. 실명 인용에 대한 동의를 구하지 않아 익명으로 소개합니다.
 
"급할수록 앞만 보지 말고 옆과 뒤를 살펴야 한다. 이런 여유가 있어야 큰 그림이 보인다. 솔루션도 발견할 수 있다."
 
"짧을수록 좋은 것에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회의, 다른 하나는 여자의 스커트 길이다."(스커트 길이를 들먹인 것은 회의는 짧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겠죠.^^)
 
"싸움은 선택적으로 해야 한다. 상대가 적이든, 도전적인 목표든 상대가 여럿일 때는 잘 골라서 한판 붙어야 한다. 전면전은 장기적으로 이길 가능성이 희박하거나 얻는 것에 비해 잃는 게 너무 많기 때문이다. 적이 많을 때는 반드시 이겨야 할 상대를 선택해 싸움에 집중하라."(전선이야말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충고군요.)
 
"위기에 처했을 때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 어느 업체가 우리 회사를 상대로 부도를 냈다면 부도액수에 관계없이 끝까지 받아내야 한다. 우리 회사에 부도를 낸 업체는 온전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설사 비용이 더 많이 들더라도. 모든 도둑질을 경찰이 막을 수는 없다. 그래서 도둑이 잡히면 무거운 징벌을 가해야 한다. 도둑이 다시는 얼씬거리지 못하도록."
 
"힘든 일이 닥치면 하늘을 한번 쳐다보라. 그러면서 마음을 비우라."

중앙일보 기자 블로그 이필재의 '사람의 향기'

이필재 jelpj@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