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임시국회를 맞아 농업·농촌·농업인과 관련된 각종 법률개정안이 제출되고 있다. 최근 국회에 제출된 주요 법률개정안의 내용을 살펴본다.

◆소득세법 개정법률안·조세특례제한법 개정법률안=2개 모두 김학용 한나라당 의원이 대표발의했다. 소득세법 개정안은 16년 이상 직접 농사를 지은 뒤 농지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줄 때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 비과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는 8년 이상 자경한 농지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2억원까지 감면해주고 있으나, 앞으로는 16년 이상 자경하면 양도소득세를 아예 면제해주자는 것이다. 개정안에는 비사업용 토지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양도소득 과세표준의 60％에서 40％로 완화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또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경영위기에 처한 농업인이 환매조건부로 한국농어촌공사에 농지를 매도할 경우 양도소득세를 물지 않도록 하고 있다.

◆농어업인 부채동결 및 신탁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안=최규성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했다. 이 법안은 농어업인이 부채상환 유예 및 이자 면제를 원할 경우 금융기관의 원금을 20년간 분할상환하고 그 이자는 면제하며, 해당 농어업인의 자산을 한국농어촌공사에 맡기도록(신탁) 하고 있다. 그러나 신탁 후 20년이 지나서도 부채를 갚지 못하면 한국농어촌공사가 해당 농어업인의 자산을 처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최의원은 또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농어업인 등의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법률안’도 제출했다. FTA로 인한 농어업 분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소득보전직접지불금의 지급 기준 및 산출방법을 현재의 ‘가격 기준’에서 ‘생산액 기준’으로 바꾸고 지급 요건을 완화하는 것 등이 골자다. 피해보전 비율을 상향 조정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예컨대 당해년도 생산액이 기준년도의 90％ 밑으로 떨어질 경우 그 차액의 90％를 보전토록 한다는 것이다. 현재는 당해년도 가격이 기준연도 가격의 80％ 이하로 떨어져야만 직불금이 지급되도록 설계돼 있다.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법률안·축산법 개정법률안=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은 광우병 발생국가로부터 쇠고기 제품을 수입 재개할 때 행정부가 국회의 심의없이 수입 위생조건을 고시할 경우 그 효력을 중지시키는 게 뼈대다. 김우남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했다. 유성엽 무소속 의원이 제출한 축산법 개정안은 일정 기준의 축산관련 기관 및 단체도 가축시장을 개설·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식품안전기본법 개정법률안=식품 용기·포장에 제조연월일과 유통기한을 함께 표시토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이낙연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장이 대표발의했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식품에는 제조연월일과 유통기한 중 하나만 표시돼 있어 소비자들은 식품이 언제 만들어졌고 어느 때까지 먹을 수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농업협동조합법 개정법률안·농지법 개정법률안=농협법 개정안은 조합 등의 설립인가 취소 사유에 조합 등이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설립인가를 받은 경우를 추가토록 돼 있다. 농지법 개정안은 지역조합 등이 공판장을 설치할 경우 이를 농지 소유 원칙의 예외 범주에 포함시키도록 하고 있다. 조합 등이 농지에 공판장을 설치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준 것으로 이해된다. 2개 개정안 모두 이성헌 한나라당 의원이 대표발의했다.

최준호 기자 jhchoi@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