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벤처농업대학

고품질 농산물에 그치지 않고 잘 팔리는 농산물을 생산하려는 농업인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농산물을 사는 사람, 즉 소비자를 이해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품질 좋고 값이 싼 농산물이었다. 따라서 농업인들은 맛 좋고 영양이 풍부한 농산물을 많이 생산해 싼 가격으로 시장에 내놓으면 됐다.

하지만 상황은 달라졌다. 집 근처 시장이나 슈퍼마켓에서 빛깔 좋고 저렴한 농산물을 구매하던 소비자들이 이제는 농산물 전문매장이나 생산농가를 직접 찾아가기 시작했고, 값이 비싸더라도 특정한 브랜드의 농산물을 소비하기 시작했다.

이런 변화는 소비자들이 농산물을 구입하는 것이 단순히 먹을거리를 사는 것이 아닌 그 이상의 어떤 것을 함께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기농 농산물을 사는 순간 소비자는 농약 걱정없는 안전한 농산물만을 사는 것이 아니라 ‘건강함’과 ‘환경보호’라는 이미지를 함께 사는 것이다.

좋은 예가 강원 화천군의 토고미마을이다. 이곳에서 ‘나눔의 농사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펼쳐지는 친환경농업 체험행사에 참가한 소비자들은 고가의 무농약 오리쌀을 흔쾌히 구입한다. 이들은 쌀뿐 아니라 토고미마을에서의 친환경체험을 함께 산 것이다.

주말이면 농장을 찾은 고객들로 붐비는 경남 하동의 지리산먹점골매실농원도 같은 경우다. 특히 찾아갈 고향이 없는 도시 출신 고객들은 이곳에서 고향이 주는 편안함과 따뜻함을 경험하게 되고, 그 경험이 매실 구입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고품질 농산물이나 유기농 농산물이 차고 넘치는 요즘, 특별한 차이를 느낄 수 없는 소비자들이 선택하는 것은 고향의 느낌이고 건강함의 이미지다. 결국 농업인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것은 생산력이 아니라 이러한 소비자의 욕구를 얼마나 만족시키는가 하는 것이다.

〈자료제공=한국벤처농업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