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경북 서안동농협(조합장 김문호) 풍산김치공장 일본 수출김치 생산 라인. 1㎏ 들이 팩에 일본시장에서 인기품목인 포기김치를 담고 무게를 재고 밀봉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포장된 포기김치는 곧바로 냉장 컨테이너에 실려 부산항을 통해 일본으로 건너가 다음날 아침이면 일본인들의 식탁에 오른다. 11월 말까지 일본으로 수출된 김치는 164t 4억6,300만원어치.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물량은 11.4％, 금액은 14.5％ 늘어난 규모다.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경기침체와 수출부진 속에서 풍산김치가 일본시장에서 선전을 하는 이유는 철저한 품질관리. 풍산김치공장은 매일 농협 일본사무소로부터 수출된 김치의 일본 소비자 평가표를 팩시밀리로 받는다. 맵고 짠 정도는 물론 맛과 위생상태까지 일본 소비자들의 평가는 바로 다음날 작업에 반영된다.

김용언 김치공장장은 “우리 김치는 일본 소비자 종합평점에서 ‘우수’ 등급을 유지해 400ｇ당 500엔 정도의 높은 가격을 받고 있다”면서 “더욱 철저한 품질과 위생관리를 통해 일본시장에서 최고의 김치 반열에 오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풍산김치공장은 올 하반기 들어 널뛰기 환율에도 불구, 안정된 수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비법은 김치 수출대금을 현지화와 원화비율을 반반으로 결재하는 포트폴리오 전략. 일본 수출김치는 엔화로, 미국 등 나머지 지역은 원화로 받는다.

풍산김치의 최대 과제는 수출시장의 다변화다. 일본 위주의 시장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국, 유럽, 뉴질랜드까지 수출시장을 넓히고 있지만 아직 만족할 수준은 아니다. 해외 교포시장 중심의 시장극복도 만만찮은 과제다.

그래서 풍산김치는 중국과 대만을 비롯한 동남아시아로 시야를 돌리고 있다. 중국시장에는 지난 8월 베이징올림픽 때 농협의 〈아름찬김치〉가 진출해 가능성은 점검된 상태다.

김문호 조합장은 “김치공장을 찾은 중국과 대만 관광객들의 반응은 매우 좋게 나타나고 있어 두 나라의 고급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수출방안을 찾고 있다”면서 “수출시장 다변화를 위한 정부 지원이 더욱 확대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안동=한형수 hshan@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