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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고객에게 해고당하는 사장 |
| 글쓴이 |
웹지기 |
날짜 |
2007.09.28 |
조회수 |
13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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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에는 빵집이 서너 군데 있다. 그 중 아내가 늘 가는 빵집은 집에
서 가장 먼 거리에 있는 ‘P’빵집이다. 집 바로 앞 가까운 곳에도 빵집이 있지
만 아내는 꼭 먼 곳의 빵집으로 간다. 사실 내 미각이 제법 예민함에도 불구
하고 빵 맛에서는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하지만 아내는 언제나 먼 곳
의 빵집을 선호한다.
하루는 급하게 케이크가 필요해 가까운 빵집으로 가려고 했다. 아내는 여전
히 고개를 가로 저으며 조금 늦더라도 먼 빵집으로 가자고 하는 것이었다.
나는 의아해 하며 “왜 꼭 그곳으로 가서 사야해? 빵 맛은 비슷한 것 같은
데… 이번엔 가까운 데로 가지” 라고 했더니 아내가 “그 빵집은 장사하는
게 마음에 안 들어요”라는 것이다. 그 말을 듣자 나는 무릎을 탁 쳤다. “아
하, 그 빵집 주인은 아내에게 해고를 당했구나.”
고객이 어떤 이유로 해서 매장을 더 이상 찾지 않는다면 그것은 고객하나
를 잃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고객으로부터 해고를 당했다고 생각해야 한
다. 고객은 냉정하고, 필요한 물건을 살 수 있는 다른 가게도 얼마든지 있
다. 그들은 장사하는 방법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어떤 실수로 인해 불쾌했
다면 만회할 기회 또한 잘 주지 않는다. 그 매장의 사장을 바로 해고시켜버
리고 다른 곳으로 가서 구입을 하면 그만이다.
또한 고객 평가에는 평균점수라는 것이 없다. 가령 어느 식당의 음식 맛이
90점, 친절이 80점, 청결이 50점이라면 이 곳은 50점짜리 가게로 기억될 것
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자. 점심을 먹으러 간 식당이 깨끗하고, 맛있고, 친절
했으나 단 한 가지, 음식이 늦게 나와서 불편했다면 그 이유 때문에 쉽사리
그 식당을 다시 찾지는 않을 것이다. 분명 다음에는 주문도 빠르고 다른 것
도 마음에 드는 새로운 식당을 찾아 점심을 사먹을 것이다.
그와 반대로 장사하는 방법이 고객의 마음에 들었다면 고객은 그 매장의 단
골고객이 될 가능성이 높다. 마치 내 아내가 먼 곳의 ‘P’빵집을 고집하는 것
처럼 말이다. 그 뿐만 아니라 다른 고객까지 몰고 오는 입소문의 광고효과
까지 선사한다. 나는 차를 마시러 갈 때 늘 가는 곳이 있다.
물론 차 맛도 중요하지만 그곳의 서비스와 청결상태, 편안한 분위기가 마음
에 들어 사람들을 만날 때는 으레 그쪽으로 발길이 돌려진다. 그래서 누가
좋은 약속장소를 추천해 달라고 하면 망설임 없이 그 곳을 추천한다.
사장들은 흔히 매장에 손님이 없으면 경기가 안 좋다던가, 거래업체에서 공
급을 잘못하고 있다던가, 종업원에게 문제가 있다던가 하는 이런저런 궁색
한 변명으로 남을 탓하기에 바쁘다. 하지만 다른 건 일단 다 접어두고 이렇
게 생각해 보길 바란다. ‘내가 영업하는 방법에 문제가 있는가?’‘찾아오는
손님을 내가 쫓아내고 있지는 않는가?’를 말이다. 자신이 자주 이용하는 미
용실·슈퍼·약국 등에서 자신이 직접 느꼈던 점을 생각해 보라. 그러면 내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혹은 어떤 점이 손님을 내 매장으로 이끄는지, 그
해답을 바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사장이라는 위치는 가장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낮은 곳에서 고객을 만족
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행동해야 하는 자리다. 자신이 고객 위에
존재한다고 생각하면 그 순간부터 고객에게 해고당하고 만다는 것을 늘 마
음에 되새겨 성공하는 사장님들이 많이 생겨나길 희망해 본다.
출 처 : 이코노믹리뷰 2006.1.31 김서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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