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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벤처농업현장을 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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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지기 |
날짜 |
2007.09.27 |
조회수 |
31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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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농업현장을 가다>'농업경제의 부흥을 꿈꾸다.'
한국벤처농업대학, 정부 의존 않는 벤처농업경영인의 육성 목표
전국 각지에서 모인 농업인 학구열 무더위도 잊어
12개월간 매월 한차례 수업, 출석률 95%육박
바야흐로 농업의 세상은 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생각의 전환이 요구되는 것은 농업도 마찬가지다. 과
거 생산에만 급급하던 농업 분야에 '고객만족'이라는 개념을 인식, 디지털
경제에 걸맞는 경영 및 마케팅 교육을 통한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러
한 교육을 담당하는 곳이 있다. 바로 한국벤처농업대학(학장 김동태 전 농
림부 장관 www.vaf21.com) 이다.
△ 충남 금산에 위치한 한국벤처농업대학 전경 @디지털농경21 김영민
한국벤처농업대학 커리큘럼은 농업인에게 경영과 마케팅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으로 정부에 의존하는 농업이 아닌 개개인의 창의력이 중요시되는 농
업으로 발전시키고, 한국 농업의 새로운 토대를 정착시키고자 하는 목적으
로 2001년 설립됐다.
대학의 설립자 삼성경제연구원의 민승규 박사는 벤처 농업을 '신기술과 아
이디어를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가면서 고도의 성장을 추구하
는 농업'이라고 정의했다. 한국 농업의 핵심이 될 벤처농업인의 교육과정은
1년을 기본으로 한다. 매월 넷째주 토요일에 1박 2일간 진행되는 대학 수업
의 출석률은 95%다. 일반 기업과는 달리 농업에는 주5일 근무가 없다는 것
은 자명한 사실. 본업에 신경 쓰며 주말이라는 시간을 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터였다. 그만큼 학생들의 열의가 마치 오뉴월 무더위도 두렵지 않을
기세다.
디지털 농업 경제 현장 학습 배워
'그래봤자 1년인데 그동안 뭘 배울 수 있겠어?'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한달에 한번씩, 일년에 열두번의 수업을 진행하는데, 그 커리큘럼도 최고 경
영자 과정 못지않다. '한국농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서', '디지털 시대의
경영전략', '인터넷 쇼핑몰 성공전략', '포장디자인 전략', 'e-마케팅', '고객관
리', '성공하는 리더십', '신제품 개발 및 성공사례', '그린 투어리즘' 등. 한국벤
처농업대학 수업의 범위는 방대하다. 교수진도 과거 2001년 설립 초창기
때만해도 각 과정마다 강사를 초빙해 수업을 진행했지만 현재는 4명의 전
임교수가 있어 수업 체계가 튼실하고, 각 교과의 깊이도 더해졌다.
남양호(삼성경제연구원), 양주환(경희대 교수), 전준일, 김동신 교수가 바로
한국벤처농업대학의 전임교수다. 이들은 각각 마케팅, e-마케팅, 금융 및 경
영수업을 전담 농업인들의 자질을 개발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외 세부적인 수업은 사회의 저명인사들이 강사로 초빙되어 수업이 이뤄
진다.
교수진 무보수로 열띤 강의나서
△ 한국벤처농업대학의 설립자이자 삼성경제연구원에 몸담고 있는 민승
규 박사, 그는 우리 농업의 틀을 깨고 새로운 시각과 벤처농업을 접목하려
는 집념의 벤처농업의 선구자다. @ 디지털농경21 김영민
자, 이쯤 되면 머릿속에서 한 가지 의문점이 뭉글뭉글 피어오를 것이다. ‘그
럼, 여기 학비는 얼마야?’
놀라지 마라. 한국벤처농업대학의 수업료는 일년에 90만원이다. 물론, 90만
원이 적은 돈은 아니다. 하지만 90만원을 단순히 '소비'하는 것이 아닌 새로
운 사고의 전환을 배울 수 있는 '투자'라고 생각한다면 그 가치가 높아질 것
이라 생각된다.
단, 학비의 납부에는 일정 조건이 있다. 바로 '자신의 돈'이어야 한다는 것이
다. 정부의 지원이나 회사 지원금 받은 이들은 입학을 할 수 없다. 오직 자신
의 돈으로만 수업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를 물어보자 민 박사
는 내 돈을 내고 공부해야 돈 아까워서라도 열심히 들을 것 아니냐고 말하
며 웃어보였다.
학생의 입장에서 90만원은 적은 돈이 아니지만, 학교를 경영하는 측에서
90만원은 큰돈이 될 수 없다. 약 100여 명의 학생들의 일 년간 수업료를
다 합해도 학교 경영에는 빠듯한 금액이다. 그래서 벤처농업대학의 설립자
민승규 박사와 권영미 사무국장(에이넷농촌문화연구소 대표이사)의 사재
를 학교에 기부, 재정을 충당하고 있다.
한국벤처농업대학의 특징은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는 학교, 학생의 수업료
와 학교 관계자 및 강사진의 사비로 재정난을 해소하는 학교라는 것이다.
한국벤처농업대학의 모습 그 자체가 순수하다
벤처농업대학의 강단에 서는 교수진들은 모두 무보수로 가르친다. 노블리
스 오블리제에 따른 지식인의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서 무상으로 강단
에 서는 것이라 생각된다. 전임교수는 무상으로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고, 강
사는 유류비 정도의 금액만을 받고 강단에 선다.
입학 경쟁률, 3 대 1 치열해
학교가 충남 금산에 위치하는 것을 감안하면 강사들을 처음 초빙할 때 쉽
지 않을 것이라 생각됐다. 민 박사는 확실히 초기에는 강사를 초빙하는데
어려움이 없진 않았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사회 환원의 차원으로 강단에
선 이들은 벤처농업대학 학생들의 열의에 감탄하며 다시한번 벤처농업대학
의 강단에 서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해온다고 말했다.
자신들이 원해서 자비를 내어 가르치는 이와 그 수업을 듣는 이. 모든 것이
자발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한국벤처농업대학의 규칙이며 나아가는 방향이
다.
이러한 분위기다 보니 지원자는 해가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올해 5기 수강
자를 지원할 때도 입학정원이 100명인데 전국 각지에서 350여 명이 지원
했을 정도다. 때문에 더 많은 입학 희망자들의 학습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
해 올해는 120명의 입학생을 받았다. 입학생 대부분은 농업인이고, 그 외
농업관련 공무원이나 회사원도 더러 포함돼 있다. 작년 4기의 경우 농림부
농산물유통국 식품산업과의 최대휴 과장이 눈에 띄는 졸업생이다.
△ 지난 4월에 있었던 한국벤처농업대학의 4기 졸업식 장면 @디지털농경
21
벤처농업대학은 입학자에 비해 지원자의 수가 월등히 많아 경쟁률이 높은
편이다. 때문에 인맥을 동원하는 등 물밑작업(?)도 치열하다. 여러 입학 방
법 중 그 확률이 가장 높은 것은 졸업생의 추천. 직접 농업분야에 종사할 이
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졸업생의 추천이나 기술원의 추천을 받은 응시자
는 대부분 합격한다. 만일 한국벤처농업대학의 학생이 되고자 한다면 해당
기술원이나 졸업생의 추천을 받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학교에 입학해서 12개월간의 벤처농업경영수업을 마치면 졸업 논문을 작
성해야 한다. 만일 논문을 내지 않으면 출석률 100%라도 졸업이 불가능하
다. 졸업 논문의 내용은 바로 ‘나의 농장에 관한 사업계획서’다. 열심히 배워
봤자 현실에 적용하지 못하면 배우나마나하다는 것이 바로 민 박사의 지론
이다. 그동안 배운 수업의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의 농장을 새롭게 계획하
는 것이 벤처농업대학의 마지막 수업인 것이다.
참고로 말하자면, 1기 입학생 87명중 27명이, 2 · 3 · 4기 졸업생 각 100명
중 40명, 60명, 72명이 졸업했다. 정식 교육기관이 아니고 1년의 교육과정
이지만 녹록치 않다. 때문에 2년 정도를 다니는 학생도 있다. 매해 커리큘럼
이 더 좋아지기 때문에 일부러 졸업을 유보하는 학생도 더러 있을 정도다.
졸업생 대부분 농업경영CEO로 성공
한국벤처농업대학이 고민하는 점은 졸업생들의 혼란에 따른 대책마련이
다. 일년간 벤처농업경영에 대한 지식을 습득한 농업인들은 졸업 후 더 배
우고 싶은 학습욕구로 인해 혼란을 경험하기도 한다는 것. 벤처농업대학은
정식으로 허가를 받지 않은 교육기관이기 때문에 졸업 후 타 대학교에 편입
하거나 대학원 입학의 자격요건을 충족시켜주지 못한다.
지속적인 지식습득을 원하는 졸업생들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바
로 ‘BESETO포럼’이다. 베이징-서울-도쿄를 잇는 농업인 지식 교류의 장인
BESETO포럼은 한국벤처농업대학 졸업생의 심화 교육 기관으로서 존재하
나, 현재 각국 간의 교류 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진 못하고 있다. 중국 농업
인은 우리나라의 정서적인 이유로 현재 교류를 시작하지 않았고, 일본 도쿄
의 경우 현재 활발한 교류를 위해 노력중이다. 이와 관련, 지난 4기 벤처농
업대학생의 경우 선진 농경기법과 교류 촉진을 위해 일본으로 졸업여행을
다녀왔다.
민 박사는 농업인 대상으로 정식 교육기관이 필요하다고 판단, 주변의 도움
을 요청한 결과 경희 사이버 대학교에 벤처농업경영학과가 신설됐다. 농업
인 특성상 학교에 가서 교육을 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것을 감안, 인터
넷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경희 사이버 대학교는 농업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벤처농업대학은 학생들이 배운 지식을 직접 현실에서 응용할 수 있는
실험의 장도 마련하고 있다. 지난 2004년 11월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린 '미술관으로 과일따러 가자'전도 그러한 일환으로 진행됐던 전시회다.
소비자들에게 친환경농산물을 알릴 수 있었던 전시회를 벤처농업대학인들
의 손으로 만들어 가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호응도 좋았기 때문에 대
학은 올해에도 그러한 소비자와 농업인의 만남의 장을 만들 생각이다.
벤처농업인의 육성을 목적으로 금산 폐교에 대학을 설립하면서부터 우리나
라 최초의 시도로 여겨질 인사아트센터에서의 농업과 예술의 만남에 이르
기까지, 한국벤처농업대학은 무수히 많은 발자국을 깊게 찍으며 걸어왔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한국 농업 경제의 부흥을 위해서 대학이 걸어
가야 할 길은 아직도 멀다.
우리 농산물 소비촉진 'A&V'축제 열터
한국벤처농업대학이 계획하는 것은 5년 되어가는 지금, 농산물 축제의 시
즌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발렌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 등 각종 기념
일이 많은데 비해 농산물에 대한 날은 그리 많지도 알려지지도 않았다. 농
산물 축제를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농산물을 알리고, 소비를 촉진할 수 있
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대학은 'A&V Festival'을 계획하고 있다. 농업과 벤처
를 주제로 많은 사람들이 참가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를 만드는 것이 벤
처대학이 바라보고 있는 방향이다.
또한 대학이 설립된 지 10년이 되는 해에 '자랑스런 농업인'상을 만드는 것
도 생각하고 있다. 처음에는 대학이 자랑스런 농업인 상을 만들어 시상하
고, 그 이후 수상자가 많은 이익이 생기면 일정 금액을 정해서 자신의 이름
으로 상을 만들어 다른 농업인에게 시상하는 것이다. 물론, 대학이 만든 자
랑스런 농업인상은 계속 유지되며 지속적인 스타농업인을 발굴해가는 것
이 벤처농업대학의 목표다.
△ 23일 한국벤처농업대학에서 삼성물산 현명관 회장를 초청 '농촌발전에
있어서 기업의 역할' 이란 주제로 강의를 해 이를 듣는 학생들은 현회장의
강의 내용을 한마디도 놓치지 않을려는 열정이 가득한 자세였다. @디지털
농경21 김영민
농업경제를 이끌어갈 스타농업인 천명을 만드는 것이 벤처농업대학의 지향
하는 길이다. 천명의 스타농업인을 중점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하면 만 명의
스타농민이 만들어질 것이고, 이들을 벤치마킹하며 십만 명의 우수 농업인
단이 형성되는 것, 그럼으로써 한국농업의 뿌리가 튼튼해지길 대학은 희망
한다.
벤처농업인들은 우리 농업 희망의 불씨
더 이상 농업인은 생산과 기술 향상에만 전념해서는 안된다. 고객의 욕구
를 파악해서 그 욕구를 만족할 수 있는 마케팅 및 유통의 업무까지 농업인
이 생각해야 하는 시대다. 생각의 전환을 위해 농업인은 소중한 시간과 돈
을 투자하여 벤처농업경영을 학습하고, 농업인이 정부에만 의존치 않고 경
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대학은 오늘도 노력하고 있
다.
금산에 수업 과정 취재를 갔던 지난 23일, 마침 삼성물산 현명관 회장이 학
생들을 대상으로 '농촌발전에 있어서 기업의 역할'이란 주제의 특강을 했다.
현 회장은 이자리에 학생들에게 이렇게 강조했다. 세상에는 공짜란 없다.
그래도 우리 농업인은 이 세상 어떤 직업보다 멋지고 강하며 우리 대한민
국 농업의 희망의 불씨라고,...
충남 금산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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