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농업, 코엑스에서 ‘푸드비엔날레’ 성공

2010-11-22 오후 1:00:01 게재

농산물패션쇼 열기도 후끈 … 일본 농업인 50여명도 참여

농업인들이 서울 코엑스 전시장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한국벤처농업대학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2010 대한민국 푸드비엔날레'를 열었다. 벤처농업대학은 농업인 최고경영자를 양성하는 1년 과정의 대학으로 2001년 문을 열어 올해까지 9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농산물 전시 홍보와 농산물 패션쇼, 한·일 농업인 심포지엄 등으로 구성한 푸드비엔날레는 같은 기간 열린 '코리아 푸드 엑스포' 전체 행사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전시 홍보전에는 홍삼팜(강원도) 행복한고구마(전남) 등 전국의 벤처농업인들이 50개의 홍보관을 꾸며 1차상품에서 2차 3차 상품까지 다양한 농산물을 선보였다.

김선자(43) 홍삼팜 대표는 "6년근 홍삼제품을 서울 강남시장에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참여했다"며 "첫 출발로서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정보통신회사에 다니다 경북 성주로 귀농해 참외농사를 짓는 김도영(38), 최란희(34) 부부는 전시회와 농산물패션쇼에 동시에 참여했다.

20일에는 한·일 농업인들이 함께 심포지엄을 열고 '한·일 농업, 꿈이 에너지다'는 주제로 농업 발전방안에 대해 토론했다.

이날 주제발표를 한 민승규 농촌진흥청장은 "일본과 한국 농업의 장·단점은 서로 협력·보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양국 농업은 모두 가족농 중심으로 대규모 경영을 하는데는 한계가 있어 작지만 강한 '강소농'으로 활로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민 청장은 일본농업은 기술수준이 높고 농업인이 장부기록을 잘 하는 등 수치감각도 좋은 점을, 한국농업은 농업인들이 경영자로서의 의식이 높고 열정이 강하고 정보통신기술을 다루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이날 토론에는 일본 시즈오카와 이와테에서 50여명의 농업인이 참여했다.

20일 오후에 열린 농산물 패션쇼는 푸드비엔날레의 절정이었다. 농산물을 다양하게 디자인한 패션으로 코엑스 전시장은 인기 연예인들의 공연장처럼 달아올랐다.

벤처농업인 41개 팀이 참여해 끼를 발휘했고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장태평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도 농업인들의 손에 이끌려 무대를 밟았다.

일본에서도 녹차 귤 멜론 농사를 짓는 3개팀이 번외 출연자로 참여해 흥을 돋우었다.

농산물 패션쇼는 올해 6회째로 한국벤처농업대학이 주최하고 한국벤처농업포럼, 에이넷디자인앤마케팅이 주관해 열렸다.

푸드비엔날레는 농업인들이 기획부터 마무리까지 모두 주도해 특히 눈길을 끌었다. 벤처농업대학에 재학 중이거나 졸업한 농업인들은 지난해 이 행사를 해보자고 처음 뜻을 모은 후 같은 해 11월엔 예비 행사로 코엑스에서 '프레 푸드 비엔날레'를 열었다.

올해는 지난 8월부터 추진단을 구성해 본격 준비했고, 행사에 필요한 비용도 대부분 참여 농업인들이 스스로 마련했다.

전형광(49) 벤처농업대학 푸드비엔날레 추진단장은 "우리 농민들이 중심이 되어 비엔날레를 하자고 했을 때 잘 할 수 있을까 두려웠지만 모든 행사를 마친 지금은 승리했다는 느낌을 가진다"며 "행사에 필요한 돈도 모으고 준비부터 기획 전시 철거까지 우리가 직접 해보면서 자신감을 얻은 게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전씨는 충남 공주에서 오갈피 등을 재배하고 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