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농산물은 자연 그 자체입니다. 네티즌 여러분, 많은 관심 가져주세요.”

18일 오후 충남 금산의 한국벤처농업대학 앞 잔디광장. 이곳에서는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인터넷 블로거들이 이색행사를 벌이고 있었다. CJ홈쇼핑에 1촌1명품으로 농산물을 출하하고 있는 농업인들과 함께 인터넷에 올릴 농산물 홍보광고를 찍고 있었던 것이다.

이날 참석한 블로거들은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파동으로 촉발된 촛불시위를 인터넷에서 주도한, 흔히 파워 블로거로 불리는 13명이었다. 장장관도 ‘태평짱’이라는 ID의 블로거로 모임을 주도했다. 저녁에는 간담회를 개최하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현황 ▲촛불시위 평가 등 민감한 주제들을 놓고 날카로운 대담을 나누기도 했다.

이날 있었던 내용들은 블로거들이 인터넷에 올리면서 하루 조회수 4만여건이 넘는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에 앞선 지난 11일 전남 순천 낙안읍성에 있는 배꽃마을. 이곳에서는 장장관과 농업인 80여명이 저녁 8시부터 새벽 1시까지 5시간 동안 토론을 벌였다. “해결된 것은 없지만 답답한 심정을 털어놓은 것만으로도 만족한다”며 농업인들은 후련해 했다.

주말을 이용해 농촌현장을 도는 장태평 장관의 ‘주말 농정투어’가 화제를 낳고 있다. 특이한 것은 인터넷 매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것. 19일 있었던 충북 충주지역 사과 재배농가들과의 간담회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장관이 18일 금산을 방문할 것을 알게 된 충주지역 사과농가들이 장관이 운영중인 블로그 ‘새벽정담’을 방문해 초청의사를 밝혀 이뤄졌다. 지난 3월28일 열린 네이버 카페 ‘우리는 지금 농촌으로 간다(우지농)’ 회원들과의 번개팅도 같은 방식으로 진행됐다.

매주 장관이 농어업인 4,000여명에게 보내는 이메일 편지인 ‘새벽을 여는 편지’도 한몫하고 있다. 한주의 농정현안을 설명하는 이메일 편지에 농업인들이 답글을 올리면 이를 참조해 현장을 찾아 토론하는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장장관의 주말 농정투어에 긴장하는 것은 농식품부의 국·과장들. 매주 열리는 각종 회의에서 장관이 현장에서 들은 문제점들을 일일이 점검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장관은 “현장에서 듣는 목소리는 정책 결정을 하는데 있어 확신을 주게 한다”며 “주말 농정투어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산·순천=오영채 기자

karisma@nongmin.com